베트남-캄보디아, 메콩강 180km 대운하 건설 놓고 갈등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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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캄보디아, 메콩강 180km 대운하 건설 놓고 갈등 ‘점화’
  • 이승윤 기자
  • 승인 2024.05.0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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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수자원•환경영향 우려, MRC 회원국과 협력' 요청
- 캄보디아 “주변국과 추가협의 계획없어”…사실상 베트남 겨냥
캄보디아가 추진중인 푸난테코 운하 구간. 푸난테코 운하는 수도 프놈펜부터 태국만까지 길이 180km 규모로, 캄보디아가 최근 주변국들과 추가협의 없는 운하건설 강행을 시사하면서 베트남과 갈등이 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VnExpress/ST)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승윤 기자] 베트남이 캄보디아의 메콩강 대운하 건설에 대해 지속적인 우려를 표명중인 가운데 캄보디아가 메콩강 운하 건설과 관련해 주변국들과 추가협의 계획이 없다고 못박으면서 양국간 갈등이 점화되는 분위기다.

순 찬톨(Sun Chanthol) 캄보디아 부총리는 7일 “푸난테코(Funan Techo) 운하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방향으로 설계됐다”며 “메콩강의 유량은 초당 8000㎥ 규모인 반면, 운하로 흘러드는 물은 초당 5㎥ 상당으로 마치 양동이속 물 한방울과 같은 수준”이라고 사실상 베트남의 공동영향평가 요청을 거부했다.

앞서 팜 투 항(Pham Thu Hang)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5일 “캄보디아의 푸난테코 운하 건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푸난테코 운하가 주변국들의 수자원 및 생태환경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캄보디아가 메콩강위원회(MRC) 회원국들과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공개적으로 요청한 바 있다.

MRC는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에 따른 효과적인 대응과 수자원 효율성 제고를 위해 베트남과 태국•캄보디아•라오스 등 메콩강 유역 4개국이 2010년 출범한 정부간 기구로, 이들 상·하류국은 1995년 메콩강협정에 따라 메콩강 주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 사전에 MRC의 기술적 검토를 거쳐야한다.

찬톨 부총리는 “캄보디아 정부는 운하 건설계획을 MRC에 통보한 상황으로, 요청이 있을 경우 추가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나 이 또한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 다른 국가와 추가적인 협의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베트남을 겨냥해 운하 건설 강행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캄보디아 내각은 지난해 5월 내륙수로 운송 잠재력 극대화를 목표로 수도 프놈펜부터 태국만(灣)까지 180km 길이 푸난테코 운하 건설계획을 승인하고 그해 8월 MRC에 대운하 건설계획을 통보했다.

푸난테코 운하의 예상총사업비는 17억달러로 상류와 하류 너비 각각 100m와 80m,  강바닥 깊이 5.4m 규모로 준설될 예정이다. 이는 건기와 우기 각각 최대 3000톤, 5000톤급 화물선 운항이 가능한 수준이다.

푸난테코 운하 건설사업에는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도로교량공사(CRBC)가 일정기간 운영후 소유권을 정부에 이전하는 BOT(Build-Operate-Transfer)방식으로 참여하며 연말 착공해 2028년 완공,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대해 찬톨 부총리는 “현재 캄보디아 교역의 33%는 메콩강을 따라 베트남 항만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나, 운하가 완공될 경우 양국을 오가는 물동량이 7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프놈펜과 해역까지 경로도 짧아져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콩강은 중국에서 발원해 미얀마-태국-라오스-캄보디아-베트남을 차례로 거쳐 남중국해로 흐르는 ‘동남아의 젖줄’로 상류국에서 물길이나 유량에 영향을 줄 수있는 사업이 진행될 경우 하류국인 베트남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은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운하 건설에 직접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는 대신, 메콩강협정을 국제법적 근거로 운하 건설에 앞서 메콩강 유역국들로부터 폭넓은 의견 수렴에 나설 것을 캄보디아측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이 때문에 캄보디아가 현재와 같이 강경한 입장을 보인다면 베트남 역시 대응 수위를 높일 수 밖에 없어 양측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팜 민 찐(Pham Minh Chinh) 총리도 지난 6일 디엔비엔푸(Dien Bien Phu) 승전 70주년 기념식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한 네스 사보은(Neth Savoeun) 캄보디아 부총리와 회담에서 “메콩강협정과 MRC 규정에 따라 지역사회의 조화로운 이익과 수자원의 이용과 관리, 보호 등 메콩강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캄보디아 및 메콩강 유역국가들과 긴밀한 협력을 희망한다”며 대운하 건설에 대한 우려를 에둘러 표명한 바 있다.

한편 MRC는 푸난테코 운하 건설과 관련해 여러차례 설명을 요구하고, 지난해 8월과 10월 두차례 공문을 보내 타당성조사 결과 공유를 요청했지만 캄보디아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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